『월가의 퀀트 투자 바이블』을 읽었다. 저자는 제임스 오쇼너시다. 퀀트 투자를 다룬 책이고 이 블로그의 글감으로도 좋아 보여서 읽기 시작했다. 책이 꽤 두꺼워서 걱정했는데 밀리의 서재에 e북이 있어서 그쪽으로 읽었다. 내가 읽은 것은 2011년에 나온 4판이다. 미국 자료는 그때까지의 기록이고, 부록의 한국 적용 부분만 2021년 기준으로 더 최신이다.
책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앞부분은 왜 직관보다 일관된 규칙이 나은지, 사람들이 어떤 판단 오류를 저지르는지를 다룬다. 이어서 시가총액, PER, EV/EBITDA, PCR, PSR, PBR, 배당수익률, 자사주 매입 수익률, 여러 재무 비율, 성장 요소를 하나씩 나누어 상위·하위 10% 종목의 장기 성과를 보여 준다. 그다음에 여러 요소를 합친 점수와 가격 모멘텀을 결합한 전략, 섹터별 결과, 전략 순위, 투자 지침 순서로 이어지고, 부록에 한국 시장에 적용한 결과가 있다. 이 글에서는 표와 전략을 요약하지 않고 인상 깊었던 점만 적는다.
인상 깊었던 점
-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계속 강조한다. 성과가 나쁘게 나올 때도 전략을 버리지 않아야 장기 초과수익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책 전체에서 반복한다. 투자자의 감정, 최근 성과에 끌리는 습관, 복잡한 방법을 선호하는 경향 같은 심리 이야기가 이 주장의 근거다.
- 요소 하나를 따로 보지 않고 결합한다. 가치 요소 하나하나의 성과를 먼저 보여 준 뒤, 여러 가치 요소를 합친 점수와 가격 모멘텀을 결합했을 때 더 높고 안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한다. 저자의 결론은 가치 요소와 성장·모멘텀 요소를 같이 쓰는 방식이 최상이라는 것이다.
- 피해야 할 종목을 가려내는 재무 비율이 흥미로웠다. 발생액이나 외부 자금 조달, 부채 증가율 같은 회계 지표는 고르는 데보다 피하는 데 쓸모가 있다고 말한다. "이 주식을 사라"보다 "이런 주식은 피하라"는 접근이 실용적으로 읽혔다.
- 검증 방법에 대한 태도가 분명하다. 상장폐지 종목을 포함한 데이터를 쓰고, 기간과 표본을 나누어 일관성을 확인하며, 이론적 근거가 없는 통계는 우연으로 의심하라고 쓴다. 이 블로그가 백테스트를 할 때 겪은 문제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 부록에서 한국 적용의 한계를 짚는다. 한국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드물어 배당수익률만 반영했고, 2002~2021년 연 20.5%였던 결과가 최근 5년(2016~2021년)에는 연 12.52%로 줄었다고 적혀 있다. 중국 회사, 지주회사의 이중 계산, 저 PBR 종목, 상장폐지 처리를 점검하라는 체크포인트도 있다. 미국에서 통했다고 한국에서 통하라는 법은 없다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아쉬웠던 점
- 앞부분의 표가 너무 많다. 궁금한 것은 최종 전략의 수익률, 최대 낙폭, 샤프 지수인데, 거기에 이르는 과정의 요소별 표와 최고·최저 수익률이 길게 이어진다. 그 부분은 빠르게 넘기며 읽었다.
- 책의 수익률은 저자가 제시한 값이다. 책이 쓴 데이터와 기간(미국 1927~2009년, 전략 성과는 1963년 이후 중심)이 중심이라 지금 시장에서 그대로 나온다고 읽으면 안 된다. 이 블로그에서 확인한 것은 아니다.
- 가치주가 좋았다는 결과가 시장 흐름을 보고 판 것이 아니라 정해진 주기의 리밸런싱으로 팔아서 나온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고 느꼈다. 이 점을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
이 블로그와 이어지는 이야기
이 블로그에서도 싼 종목을 고르는 규칙을 확인한 적이 있다. 마법공식은 미국 주식과 국내 주식에서 지수를 이기지 못했다. 책이 말하는 가치 요소와 가격 모멘텀의 결합은 그 확인과 다른 종류의 규칙이어서, 국내 주식에 적용하면 어떻게 나오는지 따로 계산해 보았다.
이런 분께 추천한다
- 퀀트 투자가 무엇이고 왜 직관보다 규칙을 강조하는지 폭넓게 보고 싶은 분
- PER, PBR, EV/EBITDA 같은 지표를 단독이 아니라 결합해서 쓰는 방법이 궁금한 분
- 백테스트를 믿기 전에 확인할 것들(생존 편향, 표본, 데이터 품질)이 궁금한 분
간단한 입문 요약을 기대하는 분께는 분량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전략의 매수를 권유하지 않는다.
총평
평점 4.5 / 5.0. 퀀트 투자의 바이블이라고 부를 만큼 내용이 방대했다. 포기하지 말고 좋은 전략을 계속 유지하라는 메시지가 가장 중요하게 남았고, 장기적으로는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오래 들고 있을 때 좋은 결과를 냈다고 읽혔다. 여러 가치 요소를 하나씩 평가한 뒤 합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흐름은 설득력이 있었다. 두꺼워서 읽기 힘들 줄 알았지만 그림과 표가 많아 생각보다 빨리 읽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다. 규칙을 하나만 고르지 말고 결합해서, 부진한 때도 일관되게 지키라는 책이다.
📖 책 정보: 『월가의 퀀트 투자 바이블』, 제임스 오쇼너시 저 (4판)
※ 본 글은 개인 독서 후기이며 특정 종목·전략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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