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테스트하기 좋은 책이라는 추천을 받아 읽었다. 솔직히 저자 조엘 그린블라트라는 사람은 잘 모르는 상태였다. 글을 잘 쓰는지, 내용이 쓸 만한지부터 확인해 보자는 마음으로 읽었고, 읽는 내내 "이걸 직접 돌려 보면 어떻게 나올까"가 먼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책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앞부분은 주식 초보를 위한 비유로 회사의 가치, 국채 금리와의 비교, 주가가 오르내리는 이유를 풀어 준다. 가운데에서 저자가 만든 종목 선정 공식, 이른바 마법공식이 나오고, 이 공식이 정말 믿을 만한지 따져 보는 장이 이어진다. 뒷부분은 공식을 실제로 쓰는 방법과 결함을 정리한다. (공식의 구체적인 사용 절차는 책에서 확인해 보시길 권한다.)
핵심 아이디어: 좋은 회사를 싸게 산다
저자는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라"는 조언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숫자 두 개로 바꾸려고 했다. 훌륭한 기업은 자본수익률이 높은 기업, 적당한 가격은 이익수익률이 높은 기업이다. 두 지표 모두 세전 영업이익(EBIT)을 바탕으로 계산해서, 기업마다 다른 세율과 부채 수준에서 오는 왜곡을 줄인다. 각각 순위를 매겨 합친 뒤 상위 종목을 사는 것이 공식의 골격이다.
인상 깊었던 점
- "왜 오르내리는지는 알 필요 없다"는 태도. 주가는 단기적으로 감정에 흔들리고, 가치는 나중에 따라온다는 이른바 미스터 마켓 비유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가격을 예측하려 하지 않고 싼 것만 고르겠다는 접근이 단순해서 좋았다.
- 저자 스스로 "공식이 안 통하는 때가 있다"고 인정한다. 저자의 주장으로는 1년 중 상당 기간은 시장보다 못하고, 몇 해에 한 번은 연 단위로도 뒤처진다. 그래서 오히려 오래 버틴 사람에게만 보상이 온다고 말한다. 좋은 결과보다 규칙을 지키는 일이 더 어렵다는 이야기로 읽었다.
- 개별 종목을 고르려면 소수의 우량·저평가 기업으로 한정하라는 조언. 여러 종목의 미래를 예측하려 들지 말라는 말은 다른 투자서에서도 자주 보이는 원칙이다.
- 주장이 숫자로 검증 가능한 형태다. 지표 정의가 명확하고 규칙이 단순해서, 데이터만 있으면 누구나 다시 계산해 볼 수 있다. 백테스트 소재로 추천받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아쉬웠던 점
- 초반의 비유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 문화가 달라서인지 비유와 위트가 내게는 재미있지 않았고, 핵심까지 가는 길이 조금 길다.
- 책이 보여 주는 높은 수익률은 저자가 제시한 과거 구간의 결과다. 이후 시기에도 같은 결과가 나왔는지, 공식이 알려진 뒤 효과가 줄었는지는 책만으로는 알 수 없다. 저자도 미래의 같은 성과를 보장할 수 없다고 적고 있다.
- "시장을 이긴다"는 말이 곧 "돈을 번다"는 뜻은 아니다. 책도 이 점을 결함으로 인정한다. 시장이 하락하는 해에는 같이 떨어질 수 있다.
- 실제로 따라 하려면 재무제표 데이터, 종목 수만큼의 매매 비용과 세금, 1년 단위 교체 시점 같은 현실 문제가 남는다.
이 블로그의 관점에서
나는 마법공식을 실제로 따라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 후기는 책을 읽은 감상일 뿐, 공식이 통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아니다. 다만 직접 확인해 보고 싶은 질문이 두 가지 생겼다.
- 1년마다 종목을 교체한다고 하는데, 어느 달에 교체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까?
- 책이 보여 준 것처럼 순위 그룹을 나눠 보면, 상위 그룹일수록 수익률이 정말 높아지는지 지금의 데이터로 다시 보고 싶다.
이 블로그는 이런 의문을 데이터로 직접 돌려 보는 곳이다. 이전에 가치 지표를 비교한 글(가치 지표 비교)에서는 이익수익률을 단독으로 다뤘다. 마법공식은 여기에 자본수익률을 더해 순위를 합치는 방식이라,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 같은 방식으로 확인해 보려고 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책의 가치와는 별개로 기록하겠다.
이런 분께 추천한다
- 종목 선정을 "좋은 회사 + 싼 가격"이라는 단순한 규칙으로 정리해 보고 싶은 분
- 가치투자의 기본 사고를 쉬운 비유로 접하고 싶은 초보 투자자
- 책의 주장을 직접 데이터로 다시 확인해 보고 싶은 분
비유와 유머가 많은 글보다 짧고 간결한 설명을 선호하는 분께는 앞부분이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총평
평점 3.5 / 5.0. 입문자가 읽기 쉽게 쓰였고 규칙이 명확하다는 점은 좋았지만, 비유가 내게는 와닿지 않았다. 이 점수는 백테스트 결과에 따라 위아래로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따로 글로 정리하겠다.
📖 책 정보: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조엘 그린블라트 저
※ 본 글은 개인 독서 후기이며 특정 종목이나 투자 방식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책에 소개된 수익률은 저자가 제시한 과거 결과이며 미래 성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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