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에는 "월 75만 원씩 연 7%로 30년이면 9억 원"처럼 눈에 띄는 숫자가 나온다. 후기 글에서는 이 책을 읽은 감상을, 앞선 검증 글에서는 자산배분과 리밸런싱을 다뤘다. 이번에는 그 숫자 자체를 확인했다. 복리 계산이 맞는지, 물가를 빼면 얼마인지, 그리고 연 7%와 배당 5%라는 가정이 과거에 실제로 얼마나 자주 이루어졌는지다.
결론부터
- 복리 계산은 맞았다. 월 75만 원을 연 7%(월이율 7%÷12)로 30년 적립하면 약 9.1억 원, 25년이면 약 6.1억 원이다. 책의 숫자와 거의 일치한다.
- 다만 이 9억 원은 명목 금액이다. 책이 쓴 물가상승률 연 2.5%를 적용하면 30년 뒤 9억 원의 지금 구매력은 약 4.3억 원이다.
- 1871년부터 모든 시작월로 돌려 보면, 미국 주식(S&P500)에 적립했을 때 30년 뒤 9억 원 목표 이상에 도달한 시작월은 84%였다. 주식 60 + 채권 40이면 60%, 코스피(가격지수)는 아래 한계가 있는 표본이지만 59%였다.
- 같은 30년 적립이라도 시작한 시점에 따라 원금의 1.4배에서 17.7배까지 갈렸다. 연 7%는 평균적인 이야기이고, 개인이 받는 결과는 시작 시점에 크게 좌우된다.
- 책이 가정한 배당수익률 연 5%는 SCHD·VYM 같은 미국 배당 ETF에서 지난 14~19년 동안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3~4%대로 계산하면 배당으로 받는 월 현금흐름이 책보다 20~40% 줄어든다.
책의 숫자는 맞는가
월 적립액과 기간, 연 수익률 7%만으로 최종 금액을 계산할 수 있다. 월이율을 7%÷12로 두고 월말에 납입한다고 가정했다(월초 납입이면 약 0.6% 더 많고, 연 7%를 연복리로 환산하면 약 4% 적다).
| 시나리오 | 총 납입 원금 | 책의 금액 | 계산 결과 (월이율 7%÷12) | 연복리 7%로 계산하면 |
| 월 50만 × 22년 | 1.32억 | 3억 | 3.12억 | 3.03억 |
| 월 75만 × 18년 | 1.62억 | 3억 | 3.23억 | 3.16억 |
| 월 75만 × 25년 (40~65세) | 2.25억 | 6억 | 6.08억 | 5.87억 |
| 월 75만 × 30년 | 2.70억 | 9억 | 9.15억 | 8.77억 |
네 시나리오 모두 책의 금액과 맞았다. 책의 금액을 정확히 얻으려면 연 6.3~6.9% 수준이면 되므로 "7%"는 반올림한 값이다. 원금 대비로 보면 30년 적립은 원금의 3.3배, 25년은 2.7배, 18년은 1.9배다. 아래 과거 데이터 비교에서는 이 배수를 기준으로 삼았다.
물가를 빼면 얼마인가
책은 시나리오마다 물가상승률을 연 2.5%로 둔다. 같은 가정으로 미래 금액을 지금의 구매력으로 환산했다.
| 시나리오 | 책의 금액 (명목) | 지금 구매력으로 환산 (물가 연 2.5%) |
| 월 50만 × 22년 | 3억 | 약 1.7억 |
| 월 75만 × 18년 | 3억 | 약 1.9억 |
| 월 75만 × 25년 | 6억 | 약 3.2억 |
| 월 75만 × 30년 | 9억 | 약 4.3억 |
수치가 틀렸다는 뜻이 아니다. 책도 물가를 가정했고, 문제는 읽는 사람이 "9억 원"을 지금의 9억 원으로 느끼기 쉽다는 점이다. 또 월 75만 원이라는 납입액도 30년 동안 그대로라면 실질로는 계속 줄어든다. 실제로는 소득이 늘면서 납입도 늘리는 경우가 많으니, 이 글에서는 납입액을 고정으로 두었다.
과거 모든 시작월로 돌려 보면: 미국
"연 7%"가 현실에서 얼마나 나왔는지 보기 위해, 1871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S&P500의 월간 가격·배당 자료(Shiller 데이터를 정리한 공개 자료)로 시뮬레이션했다. 모든 시작월에서 매월 같은 금액을 18년, 25년, 30년 적립하고(배당 재투자), 원금 대비 몇 배가 되었는지 계산했다. 시작월은 30년이면 1,470개다. 주식 60 + 채권 40은 같은 자료의 10년 국채 금리로 채권 수익률을 근사해서 매월 리밸런싱한 값이다.
| 적립 기간 | 자산 | 책 목표 (원금 대비) | 목표 도달 비율 | 중앙값 | 최악 | 연환산 수익률 중앙값 | 하위 10% |
| 18년 | S&P500 | 1.85배 | 74% | 2.39배 | 0.89배 | 9.0% | 4.8% |
| 18년 | 6:4 | 1.85배 | 59% | 1.96배 | 1.15배 | 7.0% | 4.7% |
| 25년 | S&P500 | 2.67배 | 78% | 3.34배 | 1.18배 | 8.6% | 6.3% |
| 25년 | 6:4 | 2.67배 | 55% | 2.77배 | 1.47배 | 7.4% | 5.5% |
| 30년 | S&P500 | 3.33배 | 84% | 5.05배 | 1.44배 | 9.3% | 6.7% |
| 30년 | 6:4 | 3.33배 | 60% | 3.65배 | 1.74배 | 7.6% | 5.8% |
※ 연환산 수익률은 월 단위 복리로 풀어서 연 환산한 값(적립식이라 돈이 들어간 시점이 다르므로 금액가중 수익률). 모두 명목 기준이다.

미국 주식 100%라면 중앙값은 책의 목표를 넘었다. 다만 6:4처럼 채권을 섞으면 중앙값이 목표 근처(30년 3.65배 vs 목표 3.33배)까지 내려오고, 목표에 못 미친 시작월이 40%에 이른다. "연 7%"는 미국 주식 100%에 가까운 가정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안전자산을 섞은 구성은 변동성이 줄어드는 대신 7%에 못 미치는 비중이 커진다.
더 인상적인 것은 시작 시점의 차이였다. 30년 적립의 원금 대비 배수가 최악 1.44배(1902년 7월 시작)에서 최고 17.7배(1970년 전후 시작)까지 벌어졌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시작월에 따라 결과가 크게 출렁인다.

같은 적립도 시작 시점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가가 낮을 때 시작하면 처음부터 싸게 많이 사고, 높을 때 시작해서 오래 횡보하면 싸게 사는 구간이 늦게 온다. 이 차이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다.
물가를 반영하면 어땠나
같은 계산을 실제 소비자물가로 보정해서 실질 수익률로 보면 이렇다. 미국 주식의 30년 적립은 실질 연환산 수익률 중앙값이 6.6%, 하위 10%가 3.6%, 최악이 0.7%였다. 18년 적립에서는 실질 기준 원금보다 적어진 시작월이 6.6%(S&P500), 8.1%(6:4)였다. 즉 18년이라는 기간은 물가를 감안하면 원금을 못 지킬 가능성이 한 자릿수 %로 남아 있었다. 30년으로 늘리면 S&P500은 0%, 6:4는 0.6%였다. 기간이 길수록 시작 시점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점이 숫자로 확인된다.
한국 주식이라면: 코스피
책의 목표는 원화 금액이고 연금계좌 자산에는 한국 주식도 들어간다. 그래서 코스피로도 같은 계산을 했다. 사용한 자료는 1995년 5월~2026년 9월 코스피 지수로, 가격지수라서 배당이 빠져 있다. 실제 수익은 이보다 높다. 표본이 짧아서 기간이 길수록 겹치는 시작월이 적다.
| 적립 기간 | 시작월 수 | 책 목표 도달 비율 | 중앙값 | 최악 | 연환산 수익률 중앙값 |
| 18년 | 161개월 | 49% | 1.83배 | 1.17배 | 6.3% |
| 25년 | 77개월 | 26% | 2.11배 | 1.71배 | 5.5% |
| 30년 | 17개월 | 59% | 3.57배 | 2.16배 | 7.5% |
25년 적립의 시작월 77개는 모두 1995~2001년에 시작한 한 시대의 결과이고, 30년은 17개월뿐이라 통계로 읽기 어렵다. 그래도 미국 주식과 비교했을 때 연 7%를 안정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는 점은 분명하다. 배당을 포함하면 수익률은 더 올라가지만, 이 글에서는 배당 이력을 확인하지 못해서 가격지수로만 보았다.
"배당수익률 연 5%" 가정은 현실적이었나

책은 모은 자산에서 배당으로 현금흐름을 만들 때 연 5%를 가정한다. 이 가정이 과거에 가능했는지 미국 배당 ETF의 연 배당수익률(그 해 배당합 ÷ 연말 가격)로 확인했다.
- SCHD: 2012~2025년 2.5~3.8%. 가장 최근 3년이 3.5~3.8%로 높은 편이었다.
- VYM: 2007~2025년 2.4~4.3%. 4%를 넘은 해는 2008년 한 번이다.
- DVY(고배당 ETF): 2005~2025년 3.0~5.9%. 5%를 넘은 해는 2008년 한 번뿐이고, 주가가 급락해서 수익률 분모가 줄어든 해였다.
- S&P500: 장기 평균은 1990년대 2.4%, 2000년대 1.8%, 2010년대 2.0%, 2020년대 1.6% 수준이다.
배당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5%가 틀렸다는 뜻이 아니라 5%를 안정적으로 주는 상품이 흔하지 않다는 뜻이다. 배당률이 높은 ETF(예: 옵션 프리미엄을 받는 상품)는 있지만, 그만큼 주가 상승분을 포기하거나 원금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이 부분은 커버드콜 검증 글에서 다루었다.
배당수익률에 따라 같은 자산에서 나오는 월 현금흐름(세전)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계산했다.
| 연 배당수익률 | 자산 3억 원 | 자산 9억 원 |
| 5% (책의 가정) | 월 125만 원 | 월 375만 원 |
| 4% | 월 100만 원 | 월 300만 원 |
| 3.5% (SCHD 최근 수준) | 월 87.5만 원 | 월 262.5만 원 |
| 3% | 월 75만 원 | 월 225만 원 |
| 2% (S&P500 수준) | 월 50만 원 | 월 150만 원 |
배당수익률이 5%에서 3.5%로 내려가면 월 현금흐름이 30% 줄어든다. 책의 3억 원 시나리오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몫이 125만 원인데, 3.5%라면 87.5만 원이 된다. 부족한 만큼은 원금을 조금씩 팔거나 지출을 줄여야 한다. 원금을 팔며 쓰는 방식의 결과는 은퇴 후 인출 시뮬레이션 글에서 다루었다.
이 결과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 책의 계산은 맞다. 문제는 계산이 아니라 가정이다. "연 7%"는 미국 주식을 오래 들고 있었을 때의 평균에 가깝고, 안전자산을 섞거나 한국 주식 비중이 크면 더 낮게 나왔다.
- 기간이 길수록 결과의 폭이 줄어든다. 18년보다 30년이 낫고, 일찍 시작할수록 시작 시점의 운에 덜 의존한다. 책이 "40세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한 말은 미국 주식 기준으로 25년 적립의 78%가 6억 원 목표에 도달했으므로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나머지 22%는 도달하지 못했다.
- 가장 바꿀 수 있는 변수는 수익률이 아니라 납입액과 납입 기간이다. 수익률은 통제할 수 없지만 월 납입액을 얼마나 늘릴지, 몇 년 일찍 시작할지는 정할 수 있다.
- 노후 목표 금액을 정할 때는 명목 금액이 아니라 지금 구매력으로 환산한 금액을 같이 보는 것이 안전하다. 같은 9억 원이 4.3억 원처럼 읽혀야 한다.
- 연 5% 배당 가정은 보수적으로 3~4%로 잡아 보는 편이 안전해 보인다.
한계
- 미국이 이긴 시장이다. 150년 넘게 살아남아 성장한 시장만 보았으므로 낙관적으로 나온다. 한국이나 다른 시장이 같은 결과를 낸다는 보장은 없다.
- 겹치는 구간이다. 30년 적립 시작월 1,470개는 서로 대부분 겹쳐서 독립적인 구간은 4~5개 정도로 보는 것이 맞다. 비율(84% 등)을 정밀한 확률로 읽으면 안 된다.
- Shiller 자료의 지수는 월평균 가격이고 1900년대 초까지는 재구성한 값이다. 배당은 월별로 나눈 연 배당이다. 채권 수익률은 10년 국채 금리와 가정한 듀레이션(7)으로 근사한 값이라 실제 채권 펀드와 다르다.
- 자료가 2023년 6월에 끝나서 최근 3년과 그 이후는 반영하지 못했다. 코스피는 1995년부터의 가격지수이고 배당이 없다.
- 미국 주식은 달러 기준이다. 원화로 투자하면 환율 변동이 더해진다. 세금, 수수료, 연금계좌의 세액공제와 과세 이연 효과는 계산에 넣지 않았다.
- 납입액은 고정, 납입 시점은 월초로 두었다. 실제 납입을 늘리거나 중단하는 상황은 반영하지 않았다.
- 배당수익률은 미국 상장 ETF의 이력이다. 한국 상장 배당 ETF의 이력은 확인하지 않았다.
정리
책의 숫자는 계산상으로는 정확했고, 과거 미국 주식 데이터에서도 대체로 달성 가능한 범위였다. 다만 "연 7%로 9억"이라는 문장은 미국 주식에 오래 투자했을 때의 좋은 시나리오에 가깝다. 안전자산을 섞거나 한국 시장 비중이 크다면 목표 도달 확률이 6할 안팎이나 그 이하로 내려갔고, 배당으로 월 현금흐름을 만든다는 가정은 5%보다 낮게 잡는 것이 안전해 보인다. 숫자를 목표로 삼기보다 월 납입액과 시작 시점을 앞당기는 쪽이 통제 가능한 변수라는 것을 이번 검산에서 확인했다. 지표를 읽는 방법은 성과지표 글, 자산배분 비교는 앞선 글에 있다.
※ 본 글은 과거 데이터로 책의 가정을 검증한 학습 기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과거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세제 혜택 등 제도 수치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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